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캐릭터 IP 라이선싱 사업

[18년 차 실무 노트] 불량률 0%의 신화? IP 비즈니스를 망치는 QC의 함정

by 프로더쿠 2026. 1. 9.

QC의 중요성

샘플은 예술이었는데, 양산품은 왜 '파쇄기'행일까?

안녕하세요. 캐릭터 IP가 단순한 그림을 넘어 하나의 완성된 제품으로 고객의 손에 닿기까지, 그 험난한 여정을 함께하는 18년 차 실무 전문가 '프로더쿠'입니다. 지난 포스팅에서 공장 사장님과 피 말리는 단가 협상을 마쳤다면, 이제는 "돈을 준 만큼 제대로 된 물건이 오는가"를 감시해야 할 때입니다.

많은 초보 창작자와 저작권자들이 가장 크게 착각하는 것이 있습니다. 바로 "샘플이 완벽했으니 양산도 당연히 잘 나오겠지"라는 믿음입니다. 하지만 냉정하게 말해, 공장에서 샘플을 만드는 라인과 수만 개를 찍어내는 양산 라인은 완전히 별개의 세계입니다. 오늘은 내 IP의 가치를 깎아먹는 '불량'을 막기 위한 실무 QC(Quality Control)의 정수를 공개합니다.

1. 골드 샘플(Gold Sample): 타협할 수 없는 단 하나의 기준

협상이 끝나고 본 생산(Mass Production)에 들어가기 전, 가장 먼저 해야 할 일은 '골드 샘플'의 확정입니다. 이는 양산품이 도달해야 할 '절대적인 표준'이자, 나중에 법적 분쟁이 생겼을 때 나를 지켜줄 유일한 증거입니다.

  • 최소 3개 이상의 동일 샘플 제작: 하나는 공장 생산 라인에, 하나는 라이선서의 사무실에, 나머지 하나는 최종 검수용으로 보관해야 합니다.
  • 봉인과 서명: 샘플의 태그나 라벨에 공장 책임자와 나의 사인을 하고 날짜를 기입하세요. "이 샘플과 95% 이상 일치하지 않으면 잔금을 치르지 않겠다"는 무언의 압박이 됩니다.
💡 전문가 실무 팁:
골드 샘플을 만들 때는 가장 예쁜 '수작업' 샘플이 아니라, 실제 기계 공정으로 나올 수 있는 최선의 결과물을 선택해야 합니다. 물론 이 부분에서 기계 공정으로 나올 때 어떠한 부분이 불가능한지 어떠한 부분이 가능한지 공장과의 소통으로 최대한 많은 정보를 배워두는 것도 실무에게 필요한 부분입니다. 아무것도 모르고 이건 왜 이렇게 밖에 안되냐고 불평을 하는 것은 업무 태만이라고 생각됩니다. 결론적으로 현실 불가능한 샘플을 기준으로 삼으면 양산 시 무조건 불량이 발생하게 되고 파트너쉽에 문제가 생길 소지가 매우 높아집니다.

2. QC는 '결과'가 아니라 '과정'이다: 3단계 검수 시스템

많은 분이 물건이 다 만들어진 후 박스를 열어보는 것만 검수라고 생각합니다. 하지만 18년 차의 경험으로 볼 때, 그때 발견한 불량은 이미 '사형 선고'나 다름없습니다.

  1. IQC (Incoming Quality Control, 원부자재 검수): 인형 원단의 색상이 팬톤 넘버와 맞는지, 피규어의 플라스틱 재질이 환경 호르몬 검사를 통과했는지 먼저 확인해야 합니다. 재료가 잘못되면 결과물은 보나 마나입니다.
  2. In-Line Inspection (공정 중 검수): 제품이 20~30% 정도 생산되었을 때 공장을 방문하거나 사진/영상 보고를 받으세요. 이때 박음질의 위치나 도색의 번짐을 발견하면 전체 공정을 멈추고 수정할 수 있습니다.
  3. Final Inspection (출고 전 최종 검수): 생산이 100% 완료되고 포장까지 끝난 상태에서 진행합니다. 이때의 결과로 '출고(Shipment)' 여부를 결정합니다.

3. AQL(Acceptable Quality Level): 현실적인 타협과 과학적 통계

"불량률 0%"는 제조 업계에서 신화에 가깝습니다. 사람이 만들고 기계가 찍어내는 이상 미세한 오차는 존재합니다. 그래서 실무에서는 AQL(수용 가능한 품질 수준)이라는 국제 표준 지표를 사용합니다.

  • 치명적 결함(Critical): 날카로운 부분이 있어 아이가 다치거나, 로고가 누락된 경우. (허용치: 0%)
  • 주요 결함(Major): 얼굴 도색이 삐져나왔거나 봉제선이 터진 경우. (허용치: 보통 2.5%)
  • 경미한 결함(Minor): 실밥이 1mm 튀어나왔거나 포장지에 미세한 스크래치가 있는 경우. (허용치: 보통 4.0%)
💡 전문가 실무 팁:
검수 시 모든 박스를 열어볼 수는 없습니다. 전체 수량 중 통계학적으로 의미 있는 수량만 뽑아 검사하는 '샘플링 검사'를 진행하세요. 이때 AQL 기준을 넘어서면 전체 물량을 '리젝트(Reject)'하고 공장 부담으로 재작업을 요구해야 합니다.

4. 검수 대행(QC Agency)을 아까워하지 마세요

중국이나 베트남 공장에서 물건을 만든다면 직접 비행기를 타고 갈 수 없는 경우가 많습니다. 이때는 현지 전문 검수 대행사를 고용하는 것이 가장 경제적인 선택입니다.

  • 비용 대비 효과: 수백만 원어치 불량품을 받고 폐기하는 비용보다, 몇십만 원의 검수비를 지불하고 현장에서 불량을 걸러내는 것이 훨씬 저렴합니다.
  • 객관적 보고서: 대행사는 수백 장의 사진과 함께 상세한 QC 리포트를 제공합니다. 이를 바탕으로 공장과 논리적인 대화를 나눌 수 있습니다.

품질이 곧 IP의 생명력입니다

고객은 당신의 캐릭터 디자인을 보고 구매하지만, 그 캐릭터를 평생 사랑할지 결정하는 것은 제품의 '완성도'입니다. 실밥이 터진 인형을 받은 아이의 실망감은 브랜드에 대한 신뢰 하락으로 이어집니다.

QC는 공장을 괴롭히는 과정이 아닙니다. 나의 소중한 IP가 세상에 나와 당당하게 제값을 받을 수 있도록 보호하는 '최후의 방어선'임을 명심하세요.

 

다음 포스팅에서는 이렇게 공들여 만든 제품을 세상에 알리고 파는 유통의 핵심, "대형마트 MD가 알려주는 '입점 성공'의 조건"에 대해 다뤄보겠습니다. 궁금한 점은 댓글로 남겨주시면 실무자의 경험을 나누어 드립니다.